성경지도와 함께하는 '요셉이야기 ❹' 읽기 (창42:1-47:12)

  창세기 42:1-47:12절까지 총 7장 180절의 긴 이야기는 요셉이 형제들의 상봉과 갈등 그리고 아버지 야곱과 재회하는 장면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전반적인 흐름 자체가 완전한 하나의 이야기로서 이야기의 흐름 자체가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많은 다른 성경의 이야기와는 성격이 다릅니다. 아마도 요셉의 이야기를 성경 으로 편집할 때, 이 이야기를 소설 형식으로 살려낸 듯한 분위기를 전해줍니다. 그러나 이 긴 이야기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가나안과 애굽을 포함한 온 땅에 기근이 들자 가나안에 살고 있는 요셉의 형제들이 곡식을 사러 애굽에 갔다가 총리가 된 요셉(형제들이 약 20년 전에 노에로 팔아버린)으로 인해 이런 저런 갈등을 겪습니다. 그러다가 요셉이 자기를 드러내고 아버지 야곱과 모든 식구들을 애굽으로 초청해서 고센 땅에 살게 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이야기는 내용 자체가 완전해서 따로 설교할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더군다가 이 긴 이야기에서 하나님은 야곱이 애굽으로 내려갈 때 브엘세바에서 한 번 나타나실 뿐, 실제로 요셉과 형제들의 이야기에서는 직접 나타나시지 않습니다. 야곱의 후손들이 가나안을 떠나 애굽의 고센 땅에 정착하는 이 길고도 자세한 이야기는 아마도 이런 것을 전해주기 위함일 것입니다.
  하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든 당대에 전 세계를 호령했을 이집트이든 모든 나라의 운명은 하나님의 손, 즉 하나님의 섭리안에서 이루어진 다는 것, 그리고 중요한 일들은 하나님의 섭리를 아는 사람을 통해 하나님께서 일하신다는 것을 선포하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을 아는 요셉이 총리가 되었고, 목부에 불과했던 야곱이 바로를 축복할 수 있었겠지요.
  다른 하나는 이어서 전개될 출애굽 이야기의 배경 이야기로서 가나안과 애굽 사이를 연결하는 다리로서의 의미입니다. 역사의 어느 한 시점에 셈족으로 지칭되는 이민족이 애굽을 정복하고 지배하였는데, 이 때 역시 셈족인 요셉이 총리가 되었고, 역시 셈족인 야곱의 일가도 애굽으로 이주하여 애굽에서 살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이야기를 성경은 요셉의 이야기를 통해서 전해주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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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셉 이야기의 장점은 선한 마음과 믿음을 가진 이들을 역사의 주인공으로 들어 쓰시는 하나님의 드라마틱한 섭리를 배울수 있다는 점입니다. 

  다만 이 이야기의 아쉬운 점은 하나님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고 치열하게 살아가는 족장들의 생생한 현장 이야기와는 달리, 각본에 짜여진대로 정해진 결론을 따라 전개되는 하나님과의 간접적인 이야기라서 깊이 있는 묵상거리가 부족하다는 점입니다. 
  요셉의 이야기는 내용의 전개 방식과 의미 또는 교훈이 룻기와 유사합니다. 두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하나님의 큰 일을 이루기 위해서 타의(형제들의 분노. 기근)에 의해 타국으로 떠나게 되고, 그곳에서 온갖 고난을 겪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우연을 가장한 섭리와 은총으로 결국은 모든 것을 얻고 누리는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점에서 그러합니다. 이 둘의 특징은 소설 형식으로 쓰여진 성경이라는 것이고, 하나님과의 관계가 간접적으로 등장하시지는 않지만, 실제로 하나님은 그 모든 일을 주관하시고 인도하시는 분이라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창세기 42:1-47:12절의 긴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온 세상을 주관하시고 섭리하시는 하나님을 다시 한 번 묵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선한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신뢰하는 이들을 들어 쓰시는 하나님, 그리고 택한 이들을 통하여 결국은 해피엔딩으로 이끄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신뢰하게 됩니다.
  다만 아브라함과 야곱의 생생한 이야기를 읽을 때 우리를 이끄는 묵상의 여백을 이 긴 이야기에는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 아쉬울 따름입니다. 샬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