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45장은 요셉이 노예로 팔린지 약 20년, 그가 총리가 된지 약 10년후의 이야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이 때 요셉의 나이는 40살입니다. 요셉은 형제들과 가나안의 일을 잊어버리고 싶었는지, 근 2년 동안의 형제들과의 실랑이를 하면서도 자기를 숨겼습니다. 그리고 자기의 어머니의 아들인 베냐민만 애굽에 남기고 모두 보내 버리려고 계략을 꾸몄습니다. 일이 요셉의 생각대로 되어가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유다가 나서면서 일이 뜻밖의 반전을 일으킵니다. 유다는 요셉이 1차 곡식 구매 사건 때 시므온을 인질로 잡고 베냐민을 데려오라고 요구하나 아버지 야곱은 베냐민을 보내지 않고 곡식은 다 떨어져 갈 때, 자기 목숨과 자녀들의 목숨을 담보로 베냐민을 요셉에게로 데리고 온 사람입니다. 유다는 요셉이 베냐민만 남기려고 할 때, 44장 18절에서 34절에 이르는 긴 이야기를 통해서 요셉을 설득합니다. 아버지 야곱을 생각해서 자기를 노예로 잡고, 베냐민을 돌려 보내라는 것입니다. 어려운 일은 아니지만, 절대 권력 앞에서는 아버지를 위해 그저 빌 수 밖에 없는 유다의 절절한 심정이 이해됩니다.
유다의 설복을 어쩔수없이 듣고 있던 요셉은 더이상 감정을 숨기지 못하게 됩니다. 이집트 사람들을 다 보내고 대성통곡을 하면서 자기를 형들 앞에 드러내고야 만 것이지요. 아마도 그 짧은 시간에 요셉은 자기가 그렇게 험한 세월을 지나고, 지금 이렇게 총리가 된 것이 형들이나 가족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깨달았는지 모릅니다. 아니면 자기를 팔아넘긴 형들을 사람 취급도 안했는데, 형 유다로 대표되는 형제들의 마음, 아버지와 동생들을 서로 아끼는 마음을 보고 마음이 녹아져 버렸는지도 모릅니다. 어찌되었건 요셉은 더이상 형제들에게 자기를 숨기지 못하게 되었고, 형제들 앞에서 이 모든 일이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고백하게 됩니다. "나를 이리로 판 것은 당신들이 아니고 하나님이시라." 즉 나의 운명에 대한 형님들의 책임이 없다는 말을 하는 것입니다. 어찌되었건 형 유다의 설복과 그 설복을 듣는 동안 하나님의 섭리를 깨달은 요셉 덕분에 이야기의 팽팽했던 긴장은 풀리게 됩니다. 이제 남은 일은 야곱의 모든 식구들이 애굽에 내려와 거주하는 이야기로 마무리되면서, 출애굽을 준비하는 배경을 만들어 놓습니다.
요셉이라는 존재는 이 퍼즐과도 같습니다. 요셉이라는 한 존재를 만들어 준 퍼즐의 각 요소는 요셉을 요셉되게 만들어 준 그의 모든 환경인 셈이지요. 라헬의 아들, 채색옷, 편애, 형제들의 질투, 꿈, 노예로 팔림, 보디발 집, 정직함, 총명함, 누명, 감옥, 꿈해석, 인내, 좌절, 총리, 선한 통치, 지혜로움...., 그림의 퍼즐이 어떤 것은 깨끗하나 어떤 것은 많이 닳았듯이, 그의 삶도 고난과 은총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만들어 낸 하나님의 섭리였습니다. 하나님은 요셉의 모든 인생의 조각들을 사용하셔서 요셉을 요셉되게 하셨고, 그를 통해서 큰 일을 행하신 것입니다.
우리의 삶도 동일할 것입니다. 우리는 전체를 볼 수 없어서 잘 모르지만, 전부를 아시는 하나님께서 나를, 우리를 가장 좋은 모습의 퍼즐로 그 조각을 맞추어 가시는 중인 것이지요. 좋은 것도 하나의 조각이요. 안좋은 것도 그저 하나의 조각일 뿐 필요없는 것은 아닙니다. 모두가 있어야 요셉이라는 인물이 만들어졌듯이, 우리에게도 주어지는 모든 환경과 여건들 그리고 고난과 은총은 모두 나를 나되게, 우리를 우리되게 하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것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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