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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자의 성경해설서

온유 - 마 5:5, 38-42

 온유한 자가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보는 동물의 세계는 인간세계보다 리얼하다. 문명을 가진 인간세계와 달리 동물세계는 모든 본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동물의 세계는 강자가 절대적으로 지배하는 세계이다. 지금 살아있는 모든 종들은 수많은 경쟁을 통해 살아남은 강자이고 각각의 종 안에서는 지금도 가장 좋은 종을 만들기 위해 가장 강한 수컷을 선택하고 약자를 제거해나간다. 

 

   인간세계에서도 강자만이 살아남는 것처럼 보인다. 강한 나라와 대기업, 엘리트들이 지배하며 그러기 위해 공부하고 돈을 벌며 권력투쟁을 벌이며 살아간다. 그러나 성경은 그렇게 말하고 있지 않다. 천지와 인간을 만드시고 역사를 지배하시는 그분은 강자가 지배하는 세계가 승리하는 것이 아니며, 최후의 승자는 약자라고 말한다. 예수는 그것을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라는 말로 명확히 선포하신다. 구약성경에 따르면 모든 땅은 하나님의 것이다.

그러므로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는 것은 하나님의 사역에 동참하고 하나님의 일을 승계 받아 끝까지 수행하는 것을 말한다. 그럴 수 있는 자는 강자가 아니라 온유하여 오히려 비천해 보이는 자이다.  

 

   온유한 자는 어떤 사람인가 하는 물음은 어떤 것이 온유하지 않은 것인가로 바꾸어서 설명하는 것이 더 이해하기 쉽다. 온유하지 않는 자는 폭력적이고 강건하며 거칠고 공격적이고 논쟁적이고 이론적이며 적의적이다. 이는 힘을 가진 자들의 특성이라고도 할 수 있다. 

 

   온유한 자가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결정적 증거는 예수 그리스도가 온유한 자의 모델이 되었기 때문이다. 예수는 거친 사람이 아니었고 십자가에서 오래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아 강건한 사람도 아니었다. 예수는 공격적이지도 않았고 제자들을 이론적으로 가르치거나 상대를 설득하기 위해 논쟁을 벌이지도 않았으며 원수를 파괴하려고 적대적으로 대하지도 않았다. 

 

   예수 스스로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마11:29)고 말씀하셨고, 사도 바울은 “너희 안에 이 마음을 품으라. 곧 그리스도 예수의 마음이니, 오히려 자기를 비워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심이라”(빌2:5, 7-8)고 말씀하셨다.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고,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 대며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마5:39) 하신 예수의 온유함이 결국 세계를 지배하게 될 것이다. 

 

   나의 어머니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못하고 마흔이 넘어 교회에 다니시면서 성경을 읽기 위해 한글을 배웠고 아무 유산도 남기지 못하시고 권사로 돌아가셨다. 그의 약력에는 네 가지 기록뿐이었다. 출생, 결혼, 권사임직, 사망에 대한 년 월 일이 다였다. 그러나 그의 죽음에 많은 성도들이 와서 위로해 주었다. 그 때 목사인 내가 죽을 때 진심으로 찾아 올 사람이 이렇게 많을까 생각해 보았다. 어머니가 사랑 받은 이유는 한 가지이다. 그분은 온유하신 분이었다. 성경은 마지막 심판에서 하나님 앞에 웃으며 설 수 있고 하나님의 역사를 끌고 나갈 사람은 예수가 모범을 보인 것처럼 온유한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다. 

 

   우리는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여나가는 이 세상에 실망과 고통을 받고 있으며 우리도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반성한다. 실망하지 말고 사랑을 나누어주며 마지막 날에 주님 앞에서 웃을 수 있도록 온유한 자로 살 필요가 있을 것이다.

 

미산 김춘기 설교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