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7장은
예수님께서 빌라도에게 재판을 받으신 후,
십자가형을 받으셨고,
유대인의 왕이라는 조롱을 당하신 후에,
골고다로 가셔서 십자가에 못박히셨고,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라는 외침을 남기시고 운명하신 이야기와
그리고 아리마대 사람 요셉이
예수님의 시신을 새 무덤에 장사지냈고,
예수님을 따르던 여인들이 그 장소를 지켜보고 있는 이야기를 전해 준다.
중요한 점은 66절이나 되는 긴 예수님의 재판과 죽음과 장례 이야기에서
예수님이 말씀 하시는 장면은 세 번만 나온다.
빌라도의 질문에 응답하신 것,
십자가에서 "엘리..."라고 외치신 것,
그리고 운명하시기 직전에 외치신 큰 소리가 그것이다.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예수님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마태복음 27장은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을 둘러싼
사람들의 태도에 더 많은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난사화 아홉번째 이야기는
대제사장과 백성의 장로들이 예수님을 죽이기로 의논하고,
사법 행정의 결정권이 있는 빌라도에게 예수님을 넘기는 장면이다.
가룟 유다의 배신이라는 도움을 받아 예수님을 붙잡은 그들은
이제 빌라도를 압박하여 예수님을 죽일 계획을 세운 것이다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섭리 가운데 진행되는 것이었는데,
대제사장과 장로들은 부정적인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 셈이다.
수난사화 열번째 이야기는
예수님의 제자 가룟 유다가 자살하는 장면이다.
유다는 배신을 한 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그가 무죄한 예수님을 고발한 앞잡이가 된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유다는 자신의 방식으로 속죄를 하는데,
그것은 돈을 돌려 주는 것이었고, 자살하는 것이었다.
유다가 배신한 것은 예수님을 넘기는그 사건이 아니라,
그동안 함께하면서 받은 은총과 사랑, 그리고 믿음을 배신한 것이다.
반대로 베드로도 예수님을 부인했지만,
그는 통곡하면서 예수님의 다음 계획을 기다렸다는 점이 다르다.
베드로는 예수님을 향한 사랑과 믿음을 배신한 것은 아니였다.
수난사화 열한번째 이야기는
빌라도가 예수님께 십자가형을 언도하는 장면이다.
빌라도가 실존 인물이었다는 것은
가이사랴에서 발견된 비석에서 이미 증명되었다.
이 사람에 대한 평가는 상반되지만,
어찌 되었던 그의 이름이 사도신경에 등장하는 유명한 이름이 되었다.
빌라도는 예수님께 질문을 한 다음
그를 고소하는 자들의 고소처럼 예수님의 죄가 심각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만약 빌라도가 예수님을 반역자로 여겼다면,
그는 예수님의 제자들도 추적하여 잡아 들였을 것이나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리하여 빌라도는 고소하는 자들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투쟁하여 백성을 구원하려는 바라바와
자신의 목숨을 내주어 백성을 구원하시려는 예수님 중에 택하라고 한 것이 그것이다.
물론 빌라도에게 이런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겠지만..
백성들은 바라바를 택했고,
예수님에게는 십자가 형이 언도되었다.
여전히 이 모든 일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빌라도와 무리들은 역시 부정적인 역할 담당자였다.
수난사화 열두번째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조롱을 당하시는 이야기이다.
총독의 군병들은 예수님께
홍포을 입혔고, 가시관을 씌웠고, 갈대를 손에 쥐어 주고는
'유대인의 왕'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다.
마태의 이야기에서는
예수님께서 납이 달린 채찍에 맞으셨다는 장면은 나오지 않는다.
조롱을 다한 후, 군병들은 예수님을 데리고 골고다 언덕으로 갔다.
수난사화 열세번째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골고다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박히시는 장면이다.
군병들에 의해 골고다 언덕으로 가시는 길에(십자가의 길이 됨)
구레네 사람 시몬의 도움을 받으셨고,
골고다(해골의 곳) 언덕까지 가셔서 쓸개 탄 포도주(마취제)를 거절하셨고,
바로 십자가에 못박히셨다.
마태는 이 이야기를 간략에게 지나가면서
오히려 십자가에 못박히신 예수님의 주변의 선 사람들을 더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주변의 사람들은
1) 처형 책임자인 군병들, 이들은 옷을 나눠 가졌고,
2)지나가는 자들 : 예수님을 모욕했고
3) 대제사장들과 서기관들 : 장로들과 함게 희롱하였고,
4) 함께 못박힌 강도들 : 예수님을 욕함
5) 도망가버린 버린 제자들 : 숨어버림
6) 여인들 : 멀리서 지켜보며 슬퍼함
예수님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할 이들이 없었다.
우리가 그 자리에 있었다한들...
수난사화 열세번째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시는 장면이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히신 여섯 시간 후에 운명하셨는데,
마지막 말씀이 "엘리 엘라 라마 사박다니"로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하신 큰 소리의 말씀은
"다 이루었다"라는 말씀일 것이다.
하나님과 분리되어 심판받을 운명인 세상을 구하기 위해
스스로 하나님께 버림받으신 존재로 죽으시는 것을 보여주는 동시에,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와 뜻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 준다.
예수님께서 운명하시자
몇가지 특이한 현상들이 일어났다.
성전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로 찢어졌고,
지진 같은 현상이 일어났으며,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에 성도들도 부활하는 현상이 있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처형을 집행했던 백부장과 군병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일도 있었다.
성전 휘장이 찢어진 것은 하나님께 가는 속죄의 길을 열렸다는 뜻이고,
지진 현상 등은 하나님이 함께하시는 표징이며,
이방인들이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는 것은
이방인의 세계에 복음이 전해질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멀리서 이 현상을 지켜보던 여인들이 있었는데,
이들은 갈릴리에서부터 따라온 여인들이었다.
이들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시는 장면과
무덤에 매장되시는 장면과
그리고 부활하시는 장면의 진정한 증인이 되는 사람들이었다.
수난사화 열네번째 이야기는
빌라도에게 가서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예수님의 시신을 달라고 하여
자기가 판 새무덤에 장사지낸 아리마대 사람 요셉의 이야기이다.
그는 예수님의 제자였고,
공회의 회원이었으며, 부자인 사람이었다.
그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기까지
잠시 몸을 누이셨던 무덤을 빌려준 사람이다.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이 있어서 복음의 역사가 계속되는 것이다.
수난사화 마지막인 열 다섯번째 이야기는
같은 공회원이며, 부자인 대제사장들과 바리새인들이 한 일이다.
그들도 빌라도에게 갔는데,
그들은 제자들이 예수님의 시신을 훔친 후
부활했다고 할까하여 무덤을 지켜달라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예수님께서 부활하신 후,
실제로 유대인들 사회에서 퍼지기 시작한 소문이었을 것이다.
빌라도는 이들에게 '힘대로 하라"고 조롱하듯이 말했는데,
한번 시작된 하나님의 역사는 사도행전 5장에 나오는 가말리엘의 말처럼 대적하여 막을 이가 없다.
같은 공회원으로 요셉과 당시의 기득권자들은
예수님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 사건에 대해 이렇듯이 서로 다른 행보를 보여 주고 있다.
수난 사화의 시작에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음모와 유다의 배신 계획이 세워지는 가운데에서도
이름없는 한 여인이 향유를 부음으로 예수님이 가시는 길의 의미를 밝혔듯이
마지막 죽음과 부활을 앞둔 시점에서
여전한 대제사장들과 장로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술수 속에서도
예수님이 죽으시는 것을 알고 자비량으로 새무덤을 만들고
목숨을 걸고 시신을 요구하여 장사 지내준 요셉의 선한 마음씨가
버림 받은 채로 가셔야 했던 예수님의 수난의 길에
그나마 숨을 쉴 수 있는 은총의 여백을 마련해 주고 있다.
깊은 신앙은 요란하지 않고,
조용하며 소리없이 섬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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