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0장은
각각 일한 시간이 다르지만 모두에게 동일한 품삯을 주는 포도원 주인 비유와
높은 자리를 구하는 야고보와 요한의 요구와
여리고에서 두 소경을 고치신 이야기를 통해
교회인 신앙공동체가 지녀야 할 태도에 대해 일러 주신다.
자비로운 동시에 마음대로 하는 포도원 주인 비유는
19장에 나오는 "모든 것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른 제자들과 교회에서 먼저 된 자들"에 연결되는 비유이다.
먼저 제자가 되었다고, 또 교회의 구성에 기여했다고 해서,
새로운 구성원들이 주도적으로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불평하거나 시샘하는 문화를 교정해 주고 있다.
즉 교회에서 먼저 되었다는 것이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대접을 받는 조건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교회와 사역에서 자본주의 논리(투자한 만큼의 댓가를 얻거나 누리는)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지만,
그래도 교회와 사역에서 공로주의는 하나님의 은혜 안에 포함되는 하위개념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이 비유는 하나님의 공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반대로 이 비유는 하나님의 자비로우심을 강조하는 비유이고,
그 하나님의 자비로우심처럼 서로에게 지배하려 하지 말고 자비롭게 대하라는 것이기도 하다.
탕자의 비유에서 그동안의 공로를 요구하며 시위하는 장남처럼 살지 말고,
돌아온 아들을 자비로움과 사랑으로 환영하는 아버지처럼 사는 신앙공동체의 모습을 보이라는 요구이다.
일거리를 얻지 못해 애를 태우다가 겨우 일자리를 얻어 일용할 삶을 이어갈 이들을 동정한 주인처럼
늦게라고 복음을 받아들이고 헌신하는 이들을 보며 즐거워하고 격려하라는 권면하고 있다.
신앙공동체는 세상의 자본주의 논리를 넘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조건없는 은혜를 받아들이고,
그로 인해 얻은 구원의 즐거움을 하나님 안에서 함께 누리는 공동체이다.
비유 교훈에 이어 예수님은
예루살렘에서 당하실 죽음과 부활, 즉 수난에 대해서 세번째로 예언하셨다.
그런데 이번에도 베드로 다음으로 영향력이 있다고 여겨지는 야고보와 요한이
예수님이 가시는 길과는 반대되는 요구, 하나님 나라에서의 높은 자리를 요구하는 일이 일어났다.
가이사랴빌립보에서 처음으로 예루살렘에서 당하실 고난 예언을 하실 때,
베드로가 펄쩍 뛰면서 반대하고 나섰던 것처럼,
이번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반대한 것은 아니지만,
야고보와 요한이 (어머니의 입을 빌어서) 자기들에게 가장 높은 자리를 달라고 요구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르라고 하셨듯이
야고보와 요한에게도 본인이 가시는 고난의 길을 함께 가야 함을 알려 주셨고,
그 길은 높아지는 길이 아니라 낮아지는 길이며, 심지어 죽는 길임을 말씀해 주셨다.
마태복음 1:21절에서 예고된 "예수"라는 이름의 의미가 10장 28절에서 분명해 진다.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의 뜻을 섬기려고 낮은 몸으로 오셨고,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세상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기 위해 자신을 내어 주시는 분이다.
예수님께서 특별히 양육하셨던 처음 제자들인
베드로, 야고보, 요한도 예수님을 따르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예수님이 가르치신 것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했고,
예수님이 가시는 길을 이해할 수 있는 상태가 아니였다.
여전히 그들은 이기려 하고, 높아지려고 하는 세상의 가치관을 따라 따르고 있었다.
여리고에서 소경을 치유하시는 이야기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고난의 길을 가시는 예수님을 이해하고 따르기 위해서는
예수님이 소경의 눈을 열어 주셨고, 그들은 예수님을 따랐던 것처럼
베드로, 야고보, 요한도, 다른 제자들도, 모든 사람들도 열린 눈이 필요하다는 교훈을 담고 있다.
예수님이 열어주시는 열린 눈은 부활의 눈이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실때까지 그 길을 이해하지 못하고 도망갔던 제자들이
부활하신후 만난 예수님을 통하여 진정 예수님을 따르는 자가 되었듯이,
신앙공동체에 속한 이들에게는 하나님이 열어 주시는 열린 부활의 눈이 있어야 한다.
이 부활의 눈이 열려야 신앙이 시작된다.
그리고 열린 눈으로 살아가는 새로운 공동체가 교회이다.
교회는 세상의 가치관을 따라 높아지려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자비로우신 하나님의 마음을 따라 서로를 섬기는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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