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적인 삶을 멈추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가는 신앙 여정 첫번째는
아들을 바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브엘세바에서 모리아(예루살렘)까지 왕복 6일의 여정을 떠난 아브라함이다. 아들 이삭과 동행하는 모리아로의 여정에서 그들의 대화는 기록되지 않았다. 다만 모리아 산 아래에 도착한 다음, 종들을 떼어 놓고 두 사람만 모리아 산으로 올라 갈때에는 번제에 대한 짤막한 대화만 기록되어 있다. 모리아 산으로의 부름, 아들을 번제 드리라는 하나님의 요구에 아브라함은 3일 길을 가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1. 하나님께서 왜 내게 말도 안되는 이런 것을 요구하셨을까?
1) 하나님에 대한 생각 : "네 아들 이삭으로 말미암아 천하 만민이 복을 받으리라'는 하나님의 약속은 어찌되는 것일까?
2) 믿음으로 산 삶에 대한 생각 : 부름을 따라 나선지 25년만에 얻은 약속의 아들인데, 이 아들을 드리라는 말씀이 왜일까? 하나님께 내가 잘못한 일이 있는가?
3) 부성애에 대한 생각 : 어찌 아버지로서 아들을 번제로 드릴 수 있을까?
4) 90살에 아이를 얻고 너무 행복해 한 아이의 어머니인 사라에게는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2. 이삭의 궁금증 : 번제를 드리는 길이 왜 이리 멀까? 번제를 드리려 가시면서 굳이 나를 데리고 가시는 이유는 무엇인가? 번제에 필요한 다른 것은 다 있는데 번제에 드릴 짐승은 왜 없을까? 그리고 3일 내내 아주 말씀도 없이 무엇을 그리 골똘히 생각하시는 걸까? 불길한 예감에 참다 못한 이삭이 번제를 불태울 나무를 지고 올라가며 "번제에 쓰일 어린 양은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묻게 된다.
3. 아브라함의 반응 : 그는 하나님께로부터 그 말씀을 들었을 때, 그 말씀에 저항할 수도 있었고, 아니면 순응하더라도 애통해 할 수도 있었고, 아내에게 말하면서 방법을 찾을 수도 있었고, 당사자인 이삭에게 전후 사정을 털어 놓고 설득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아니면 며칠이라도 금식하면서 하나님께 항의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는 아무 말도, 행동도 하지 않고 그저 순종할 뿐이다. 아들의 불안한 질문에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자기를 위하여 친히 준비하시리라"라고 의미 심장한 대답을 한다. 이 말의 무게 중심은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아브라함의 확신, 그의 평생에 그에게 보여주신 하나님의 신실하심으로 기운다. 그는 하나님의 계획을 어렴풋이 파악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실하신 하나님이 일을 그르치실 일도, 그의 삶과 가정을 망가뜨릴 일도 없다는 분명한 확신에 이르게 된 것이다.
3일 간의 침묵 속에서 말도 이해불가한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고 묵상하면서 그가 얻은 것은 하나님의 본질이다. 아마도 그는 부름을 받고 나선 40여년의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을 것이다. 그 시간 동안 그에게 행하신 하나님의 모든 것을 돌아보는 시간 말이다. 아마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에게 그런 시간을 주시고자 했을지 모른다. 아브라함 생에 굵직한 마디를 하나 남겨 주시기 위해 오롯이 하나님과 하나님의 말씀만 생각하는 시간을 떼어 내 주신 것이 아닐까? 아브라함은 모리아 산으로 가는 그 여정을 통해 다시 한번 맑디 맑은 영으로 신실하시고 선하신 하나님은 "내게 나쁜 일을 행하실 분이 아니고, 내게 좋은 것으로 채우시는 분임을" 다시 깨닫고 확신하게 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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