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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묵상/시편

시편의 의의(시 107:4-9)

여는 이야기

구약성경은 율법을 강조하는 모세오경, 이스라엘의 역사를 기록한 역사서. 왕을 포함한 지도자들과 백성들에게 여호와의 뜻을 전하며 경고한 예언서들이 있다. 여기에 특별한 책인 성문서가 있는데, 성문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율법을 따라 살면서 느끼는 삶의 희노애락의 감정, 특히 신앙적 고백들을 담고 있는 책 모음집이다. 구약성경의 다른 책들은 산문적인 율법과 역사와 예언에 관한 일차원적인 내용을 품고 있는데 반해, 성문서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삶에서 느낀 내적인 감정과 표현을 고차원적으로 보여주는 책들이다. 

성문서에 포함된 책들 중 욥기는 의인이 고난을 당하고 악인이 형통한 세상에서 하나님의 역할에 대한 실존론적인 질문을 담고 있는 책이고, 잠언은 권선징악의 의미를 담은 짧은 문장들로 가르치는 교훈서이며, 전도서는 깊고도 신비한 인생의 문제들을 철학적인 관점으로 풀어 보려는 책이고, 아가는 남녀간의 사랑에 대한 풀이집이다.

 

구약의 최고봉인 시편

성문서 중 한 권인 시편은 그 중에서도 가장 폭이 넓은 책으로, 하나님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고 느끼는 모든 희노애락의 감정을 다 표현하고 있다. 그래서 루터는 “시편은 작은 성서”라고 했고, 칼빈은 “시편에는 영생 구원에 관해서 부족한 것이 아무 것도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시편은 구원을 받은 사람이 신앙 생활을 해 나가면서 만들어 낼 수 있는 최고의 감정과 표현과 고백들을 담고 있는 신앙의 최고봉인 셈이다. 

 

시편이 담고 있는 것들은?

시편은 기본적으로 시이고, 노래이다. 시편은 시와 노래로 하나님을 향한 모든 감정들을 표현하고 있다. 

시편에는 신명기에 기록된 딱딱한 모세의 설교처럼 율법에 순종하면 복을 받고, 불순종하면 저주를 당한다는 시편뿐 아니라, 

119:1 행위가 온전하여 여호와의 율법을 따라 행하는 자들은 복이 있음이여.

 

 선한 삶에도 불구하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의인이 고통을 당하는 그 안타까운 현실을 기도와 탄원으로 토해내는 격정적인 고백들도 있다.

94:3-4 ,여호와여 악인이 언제까지, 악인이 언제까지 개가를 부르리이까 그들이 마구 지껄이며 오만하게 떠들며 죄악을 행하는 자들이 자만하나이다.

 

시편에는 하나님께서 베풀어주신 구원과 도우시는 놀라운 손길을 찬양하는 감격의 노래도 있고,

107:19, 이에 그들이 그들의 고통 때문에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그가 그들의 고통에서 그들을 구원하시되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져 외줄에 매달린채 하나님의 도움만을 간구하는 처절한 탄식 기도도 있다. 

44:24-25, 어찌하여 주의 얼굴을 가리시고 우리의 고난과 압제를 잊으시나이까. 우리 영혼은 진토 속에 파묻히고 우리

몸은 땅에 붙었나이다.  

 

시편에는 성전 제사에서 드려지는 웅장한  국가적인 찬양과 정형적인 기도도 있고,

11:4 ,여호와께서는 그의 성전에 계시고 여호와의 보좌는 하늘에 있음이여 그의 눈이 인생을 통촉하시고 그의 안목이 그들을 감찰하시도다.

 

하나님을 앙망하는 이름없는 한 개인의 진솔한 고백과 소박한 찬양도 있다.

141:8-9 , 여호와여 눈이 주께 향하며 내가 주께 피하오니 영혼을 빈궁한 대로 버려 두지 마옵소서. 나를 지키사 그들이 나를 잡으려고 놓은 올무와 악을 행하는 자들의 함정에서 벗어나게 하옵소서.

 

시편에는 하나님이 세우신 왕과 나라를 위한 기도와 조찬기도회 같은 찬양도 있으나

21:4-5, 왕이 생명을 구하매 주께서 그에게 주셨으니 영원한 장수로소이다 주의 구원이 그의 영광을 크게 하시고 존귀와 위엄을 그에게 입히시나이다. 

 

소외되고 가난한 약자들을 돌보시고 지키시는 하나님을 앙망하며 찬양하는 노래도 있다.

시편 35:10, 모든 뼈가 이르기를 여호와와 같은 이가 누구냐 그는 가난한 자를 그보다 강한 자에게서 건지시고 가난하고 궁핍한 자를 노략하는 자에게서 건지시는 이라 하리로다.

 

시편을 읽는 하나의 방법

브루그만의 시편 읽기를 위한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시편은 일차적으로 율법과 예언자를 포함하는 총괄적인 신앙의 방향제시의 책이라고 본다. 시편 1편과 23편 등이 이러한 시편인데, 하나님은 자신과 말씀에 순종하는 자를 지키시는 분이고, 그의 삶을 형통케하시는 분이라는 것을 시편이 가장 우선 강조한다고 본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가 부족함이 없으리로다. 내가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로 다닐지라도 해를 두려워하지 않을 것은 주께서 나와 함께 하심이라.… 잔이 넘치나이다.” 

 

그러나 두번째로 율법을 지키고 하나님안에서 살아가는 삶에도 고난이 오고, 낙심되는 때가 많은 것 또한 삶이다. 삶의 방향을 따라 살아왔음에도 불구하고 형통하기 보다 고난과 어려움이 닥칠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시편 중 1/3이 이 어려움을 만난 이들의 애가요 탄식이고, 간구이다. 이 탄식과 간구의 시편은 해답을 주는 시편이 아니다. 이 시편들은 좋은 신앙인의 삶이라고 늘 형통한 것이 아님을 증언할 뿐이다. 

실제로 우리의 삶에도 형통할 때도 있지만, 침묵하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면서 어려움에 빠질때도 많다. 이러할 때 우리가 할 일은 무엇인가? 시편 기자들이 가감없이 심정 그대로를 하나님 앞에 토해 놓는 애가와 탄식의 마음을 공유하는 우리의 시편을 만드는 것이다.

 

여호와여 나의 기도를 들으시며 나의 부르짖음에 귀를 기울이소서. 내가 눈물 흘릴 때에 잠잠하지 마옵소서. 나는 주와 함께 있는 나그네이며, 나의 조상들처럼 떠도나이다. 주는 나를 용서하사 내가 떠나 없어지기 전에 나의 건강을 회복시키소서.” (39:12-13)

마지막으로 회복된 자들의 새로운 삶을 향한 용기를 불어 넣는 시편들이 있다. 시편 5권에 포함된 많은 감사와 할렐루야 찬송시들이 대표적인 시편들인데, 고난 중에도 하나님만 바람으로 하나님의 은총과 구원을 맛본 이들이 삶을 새롭게 해석하는 시편들이다. 

여호와께서 인생에게 행하신 기적으로 말미암아 그를 찬송할지로다. 지혜있는 자들은 이러한 일들을 지켜보고 여호와의 인자하심을 깨달으리로다 ”(107:8)

 

시편은 한 가지 방법으로 정의할 수 없고, 읽을 수도 없다. 시편은 신앙인이 삶에서 만나는 모든 다양한 경험들을 다 포함하는 가장 깊은 신앙고백 모음집이다. 

오랜 세월 교회와 신앙인들은 시편을 통해 에배와 신앙의 길에 안내를 받았고, 영감을 얻었으며, 큰 격려를 받아 왔다.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남긴 영적 최고봉의 경험을 만가기 위해 우리도 방학 기간 동안 시편 읽기를 시작합니다. 여러분의 시편 읽에 은총이 임하시길 기도합니다.